가혹행위 폭로, 중대장은 방치…'5번 극단선택' 20대의 악몽 [밀실]

2023-01-25 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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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음 병 깊은 군 下]
   하민우(가명·사망 당시 21세)씨는 2021년 여름 전역 전 휴가를 보름여 앞두고 부대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는 일병 때부터 1년여간 또래상담병을 맡아 우울증과 공황장애를 앓고 있는 후임병들을 상담해오면서 가족에게 이따금 “우울증에 전염되는 것 같다. 힘들다”고 토로했다고 한다. 
 
그러던 2021년 5월 후임을 괴롭혔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우울감은 증폭됐다. 하씨는 “억울하다. 정신적 고통에 시달린다”고 호소했지만, 부대는 치료가 아닌 전출을 택했다. 동료들과의 작별인사도 허락되지 않았다. 낙심한 하씨는 전출 6일 만인 2021년 6월 8일 삶을 내려놓았다. 군 경찰은 “군이 하씨 가족에게 아들의 전출 사실과 그 이유를 전혀 통보하지 않아 하씨와 가족 사이의 연결고리가 끊어진 점, 범죄자로 몰렸다는 억울함, 부대의 병력관리가 부실한 점, 혼자 남겨졌다는 외로움 등이 사망 원인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정신과 치료를 받겠다고 마음먹었던 하씨를 지켜줄 안전망은 작동하지 않았다.

 입영 대상자들의 정신적 이상 징후를 걸러내는 거름망만큼이나 병사들의 정신건강을 뒷받침하는 안전망의 부실도 심각하다. 최근 병역처분변경(현역복무 부적합 전역) 사유에선 ‘정신질환·복무 부적응’이 차지하는 비율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안규백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확보한 병무청 통계에 따르면 2018년 병역처분이 바뀐 6116명 중 4786명(78.3%)의 사유가 ‘정신질환·복무 부적응’이었다. 정신질환·복무 부적응으로 인한 병역처분 변경 비율은 79.5%(2019년), 81.3%(2020년), 82.6%(2021년), 84.0%(2022년 6월 기준)로 꾸...

기사 원문 :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135692?cloc=dailymotion